사연 내용은 이렇습니다. 남편은 31세, 아내는 29세인데, 남편이 스무살 때 사귀던 여자친구가 작년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그 때문에 힘들어하는 남편이 아내에게 조심스럽게 매년 기일을 챙기면 어떻겠냐고 물어봅니다.

 

물론 거하게 제사를 지내거나 그런다는 것이 아니라, 매년 기일날 납골당에 꽃 하나 꽂아주고 인사하고 잘 지내라고 오고싶다는 것이었는데, 이를 아내는 이해 못하는 아내의 사연입니다.

 

우선 상세한 내용 확인해보시죠.

 

 

 



그사이 저도 여러 연애 했었구요
정말 둘은 오빠동생사이 그이상은 절대 아니었어요.



그러다가 남편이 28살되던해에 (전여친은 33살, 저는 26살)

둘이 이별했어요.

남편쪽 집에서 반대가 심했더라구요
일단 나이가 많다고 별로 안좋아했었는데
몇번 만났는데 싹싹하지않고 약간 눈밖에나는 몇몇행동들이 있었나봐요.
5살많은데 남편에비해 안좋은 집안사정으로
모아놓은돈 하나없었구요.

허나 남편은 오랫동안 그여자를 붙잡아둿는데..게다가
결혼적령기도 넘겨버린 33살인데 책임져야한다는 생각에
그런이유로 헤어질수 없었고 미안해했지만
여자가 마음고생이심해서 떠났대요.


자세한건 저도 잘 모르지만
친구가 알려주었고 (친구오빠가 남편과 베프)
남편한텐 한번도 자세히 물어본적 없어요.
궁금치도 않았고...
저도어쨌든 몇번 얼굴봐서 아는언니었고
들추고 싶지 않기에 덮고 지냈어요.





그러다가 1년후 남편이 29살때 (전27살)
제가 회사근처에서 자취하는데
남편이 가까운곳으로 이사를 오면서
둘이 맥주한잔하고 그러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둘이 서로 좋아하게되었어요.


참 학교사람들끼리도 너무많이알고 그래서
꺼려졌는데
그래도 너무좋은사람이고
저도 전남친과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있었는데
둘이 같이있으면서 웃는시간이 많아지고..
참 즐거웠어요.

그래서 연애하게되었고
작년 7월에 결혼하게되었습니다.



연애한시간은 비록 과거의 사람들에비해 (저도그렇고 남편도그렇고)
짧지만
정말 누구보다도 서로를 아껴주고요.
저는 지금의 남편이 정말 최고에요.

아 어쩌면 저만..그렇게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저에게도 과거가 있죠 당연히.
그남자들 제 20대초중반을 아름답게 만들어줬고
아프게도 하고 성숙하게하고 추억도 만들어주고...

하지만 남편이 싫다고만하면
정말 싸잡아서 욕도할수잇어요. 맘은그렇지않지만
남편이싫다면 남편맘 상하지않게 뭐든 할수있다는 뜻이에요.





그 여자와는 연락하고 지내지않았지만

저느 아니지만
남편은 그여자와 같이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주변사람들로부터
소식을 자주듣고

헤어진이후에 
친구들모임이나 결혼식장같은데서 얼굴은 봤더라구요.

저도 아는 사실이고
그런걸로 뭐라고 하기싫었어요.
신경쓰였지만.




그여자는 만나는 사람이 있었다고 했는데
헤어졌다고 들었구요.

벌써 해가 바뀌어서 작년이네요...

작년 9월
목숨을 끊었어요. 전여친이....
그때당시 남편30살이고 전여친은 35살....


삶이 많이 힘들었나보더라구요.

나이가 찼는데
결혼할만한 남자들과 이별을 몇번 겪고
회사에서도 위태위태하고
집안은 여전히 안좋고...

에휴
말하면 저도 맘이 좀 무겁지만
그래도 힘 좀더내서 살지..
여자로써 많이 힘들었나봐요.


너무 갑작스런 소식이었어서
저도놀래도
남편은...정말 충격에 휩싸였었어요.

장례식장에 가서
막 일을 돕는다던가 밤새지킨다던가 그런건아닌데
매일매일 찾아갔어요.
두세시간정도 앉아있다가 오더라구요.


그땐 그냥이해했어요.

그여자에게 해주고싶은 말이 많겠지
머리가많이 복잡하겠지

이해했어요.




그러다가 점점 남편도 일상속으로 돌아오고

저는 차마 그일에 대해서 다시 입에
올리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남편에게 상처가 많이 되었겠구나 싶었어요.


일단
자기가 헤어지지않았더라면
적어도 목숨을 끊지는 않았겠지 라는 생각...
당연히 했겠죠. 저에게 내색하지못하겠지만

그리고 저희 결혼하고 두달후에 목숨을 끊은 여자....
아무리생각해도
저는 불쌍하다가도 원망스럽네요.
좋은남자 만나서
잘살길 바랬는데...그렇지못해서 안타깝지만
제남편이
너무너무 죄책감에 시달려했거든요.







그러고
새해가 된... 어느날

둘이 앉아서 맥주한잔에 시댁얘기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있는데
남편이..
머뭇머뭇 했지만 얘길하더라구요.




혹시 자기가
매년 그여자의 기일을 챙기면 어떨거같냐고...

정말 저도모르게 벙쪄서

무슨소리야? 라고했는데


자기가 뭐 거하게 챙기겠다는게 아니라
생일 이런거 챙기겠다는게 아니라

기일.. 그날만
납골당에가서 꽃하나 놔주고
인사하고 잘지내라 하고 오고싶대요.


그여자에겐
노부부와 연락을 거의하지않는 언니가 하나있고

남친도, 남편도 자식도 없지않냐고....



자기 마음이 너무 무겁대요.
그냥정말 친구라고 생각해주면 안되냐고.

자기가 친구를 잃어서
일년에 한번가서
안부 묻는거..안되겠냐고 하더라구요.
원하면 같이가도좋다고.
앞으로 몇년은
친구들이랑 같이가겠지만..
시간이지나면 아무도 가지않을거 같다고.




하.. 듣자마자
눈물이 났어요.

정말그냥 모르겠어요.

제가 이해를 해줘야하는 부분인지
어떤건지......제가너무 나쁜건가요??



그냥 솔직한마음은

싫어요.

친구일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남편의 과거속에 살던 여자고

남편과 연애하고 사랑을 나누고
부모님께 인사도드렸던 사인데....


저희 7월에 결혼햇는데
9월에 장례식있고...
솔직히 신혼도 제대로 못느꼈네요.
남편 우울할까봐
눈치보고.....


근데 남편은 정말 서운하다는 식이에요.

당연히 현재 옆에있고 미래를함께할 내가 더 중요하다고.
하지만
마음이 이렇게무거운데 그여자 너무 안쓰럽지않냐고...


듣고나면
정말 제가너무 나쁜 여자가 된거같고...


남편의 어린시절 8-9년을 만난 여자.

지금껏 맨날 신경쓰였지만
과거는 과거일뿐 묻어두고 살자.
애써 묻어놓고 있었는데


저에게도 이젠 상처가 될거같애요.


이해를 하라하면..
정말 눈딱감고
사랑하는 남편위해 이해는 해볼수 있을거같애요.


하지만 평생 같이 살아야하는 제가
상처받고 마음이 아픈건...
어쩔수 없는거잖아요.

마음이 안아프려고
안아파지는것도 아니고..




어떻게 얘기하는게 현명한걸까요?

아니면 정말 그냥
체념하고 이해해줘야하는 부분인가요?


많은분들의 생각이 궁금해요.


인간적으로 이해해줘야한다고 생각하신다면
정말 노력해보려구요.

몇년지나면 또 무뎌질지도 모르겠지만...

제입장에서면 어떨지
또 제 남편입장에서는 어떨지...

한번만 생각해봐주세요.



감사합니다.
 

 

 

 

http://pann.nate.com/talk/320546454

 

 

사연 내용이 길었지만, 짧게 요약하면 서두에 말씀 드린 것과 같습니다. 물론 아직 신혼이고, 남편이 우울함에 빠질까봐 그 신혼도 제대로 즐기지 못했으며, 남편의 어린 시절에 만난 여자를 잊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하는 아내분의 생각까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동일한 경험이 있는 입자에서 봤을 때, 남편 분은 지금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까지 했으며, 옛 여자친구를 잊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일을 겪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 때까지 잘 아는 지인, 친구의 역할도 제대로 못했다는 생각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에 따라 기일이라도 매년 챙겨주면서, 힘든 상황일 것 뻔히 알지만 못챙겨줘서 미안하다며 속죄라도 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구요. 이생에선 외롭고 힘들었겠지만, 다음 생에선 행복하라고 얘기해주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곁에 있는 사람이 저런 문제로 섭섭해할 사람이 아니란 걸 잘 알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일이 되더라도 따로 찾아가진 않고, 그 사람의 예전 모습이 담긴 미니홈피에 가서 못찾아가서 미안하다, 그 곳에선 잘 지내지? 라며 물어보는 정도로 그치고 있습니다만, 매년 한 번 찾아가보지 못하는 상황에 미안하고 속상합니다.

 

세상을 이미 등진 그 사람이 아직 생각나는 건, 사랑의 감정이 남은 것이 아니라 그저 곁에 있던 사람을 잃은 것에 대한 아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며, 지금 곁에 있는 사람에 대한 사랑의 감정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신 잃고 싶지 않아 더 아끼고 배려하며 사랑해주게 되더군요.

 

사랑하던 사람을 저 세상에 먼저 보낸 경험을 세 번 하고나니 곁에 있는 사람에 대한 소중함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사연이 더 안타깝네요.

 

물론 아내분의 입장도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공감도 하려면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남편 분도 이해가 되네요. 누가 더 이해를 많이하고 배려해주느냐의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Posted by 모아봐